프로야구 OB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회장 윤동균)가 프로야구 선수들의 안일한 행동에 일침을 가했다. 일구회는 11일 프로야구계와 선수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근 프로야구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잇따른 음주 추문과 도쿄올림픽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둬 팬들의 질타와 비난을 받고 있다. 일구회는 "한국 프로야구가 한국 최고의 프로스포츠가 된 데는 구성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팬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관심과 사랑에 부응하지 않고 팬서비스와 같은 기본적인 소양의 부족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을 언행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천만 관중의 시대를 열며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팬을 대하는 태도나 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공헌 등 질적 성장은 더딘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단순히 그런 언행을 한 현역 선수만의 문제가 아닌 야구 선배들이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 은퇴 선수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일구회는 "이런 사건·사고를 일으킨 선수들의 잘못에 대해 팬의 질타와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야구 선배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그로부터 자유롭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는 것 역시 사실이다"고 했다. 선배들이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구회는 "돌이켜보면 지금의 야구계 상황은 우리 야구 선배들이 제대로 모범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행하효'라는 옛말이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의미인데, 우리 야구 선배가 맑은 윗물이 되지 못해 아랫물이 흐리게 된 것 같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일구회는 "우선 기량 발전 중심의 야구보다는 야구 본연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통해 규정을 지키는 준법정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력, 결과보다는 과정 중심주의, 실패를 통한 성장 등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이런 야구에 깃든 정신을 배우려면 어릴 때부터 기술 향상만큼이나 인격 성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야구 선배인 일구회가 똑바로 섰을 때 한국야구도 사회와 팬의 눈높이에 맞춰나갈 수 있을 것이며, 팬의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국야구가 양적 발전만이 아닌 질적 발전도 이뤄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구회는 "지금까지의 잘못에 반성하며 팬의 사랑에 응답하는 한국야구가 되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나가겠다. 그런 노력을 통해 팬의 성원과 관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야구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지 못한 점에 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10811_0001545034&cID=10502&pID=10500